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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 정책·실무

신고서에 적힌 이름이 시설장일 때, 직장 내 괴롭힘 조사는 누가 하나

by 복지 회계노트 2026. 8. 1.

아침에 출근했더니 봉투 하나가 책상에 놓여 있다. 안에는 A4 한 장짜리 신고서가 들어 있고, 행위자 칸에 적힌 이름이 시설장이다. 이때 담당자가 가장 먼저 하는 생각은 대개 "이걸 누구한테 보고하지"다. 결재선을 따라 올리면 신고 대상자에게 신고서가 전달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사회복지시설처럼 조직이 얇은 곳에서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까다로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법이 정한 절차는 분명한데, 그 절차를 밟을 사람이 조직 안에 없는 상황이 자주 생긴다.

그래서 이 글은 "직장 내 괴롭힘이란 무엇인가"를 설명하려는 글이 아니다. 신고서가 실제로 접수됐을 때 행위자가 누구냐에 따라 처리 경로가 어떻게 갈리는지, 그리고 2026년 4월 고용노동부 처리지침 개정으로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정리한다.

세 가지가 동시에 있어야 괴롭힘이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는 직장 내 괴롭힘을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로 정의한다. 세 요소가 모두 있어야 한다는 점이 실무에서 계속 걸린다.

예를 들어 팀장이 사회복지사에게 "이번 달 사례관리 기록 세 건이 누락됐으니 금요일까지 보완하라"고 여러 차례 지시했다고 하자. 지시를 받은 쪽은 압박감을 느꼈을 수 있지만, 기록 보완은 업무 범위 안의 일이고 방식도 통상적이라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었다고 보기 어렵다. 반대로 같은 지시를 하면서 다른 직원들이 모두 듣는 자리에서 인격을 깎는 말을 반복했다면, 지시 내용이 정당하더라도 그 방식 때문에 적정범위를 넘었다는 판단이 가능하다. 실무에서 다투어지는 지점은 거의 언제나 '무엇을 시켰나'가 아니라 '어떻게 시켰나'다.

또 하나 자주 헷갈리는 것이 우위 요건이다. 우위는 직급만을 뜻하지 않는다. 수적 우위, 나이, 근속, 업무상 필요한 정보나 인맥을 쥐고 있는 위치도 포함된다. 시설에서 신규 입사한 팀장이 오래 근무한 부하 직원들에게 집단적으로 배제당하는 상황이 괴롭힘 신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직급이 위라는 이유만으로 이런 신고를 접수조차 하지 않는 것은 위험한 처리다.

신고서에 적힌 이름에 따라 절차가 갈린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은 신고를 받거나 괴롭힘 발생 사실을 인지한 사용자에게 지체 없이 객관적인 조사를 실시할 의무를 지운다. 문제는 그 '사용자'가 신고 대상일 때다. 행위자가 누구냐에 따라 실제 경로는 이렇게 나뉜다.

신고서상 행위자 현실적인 처리 경로 위반 시 제재
같은 팀 동료·선임 시설 고충처리 절차로 자체조사 조사·조치 의무 위반 시 500만 원 이하 과태료
중간관리자(팀장·과장) 해당 라인을 거치지 않는 보고 경로로 접수, 자체조사 위 동일
시설장 등 사용자 자체조사가 성립하기 어려움. 법인 차원 또는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 사용자 본인의 괴롭힘은 1천만 원 이하 과태료
사용자의 친족인 근로자 위와 같음 1천만 원 이하 과태료
이용자·보호자 근로기준법 괴롭힘 조항이 아니라 산업안전보건법 제41조 보호조치 미이행 1천만 원 이하 과태료

표에서 눈여겨볼 줄은 네 번째다. 사회복지법인 중에는 이사장의 배우자나 자녀가 시설에서 함께 일하는 곳이 있다. 이 경우 그 직원이 한 괴롭힘은 동료가 한 것과 제재 수위가 다르다. 사용자 또는 사용자의 친족인 근로자가 괴롭힘 행위를 하면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 대상이 된다. 조사 의무 위반(500만 원 이하)의 두 배다. 시설 입장에서는 "가족이라 다들 그러려니 했다"는 관행이 그대로 금액으로 돌아오는 구조다.

2026년 4월부터, 시설장 사건은 노동청이 직접 본다

고용노동부는 2026년 4월 「직장 내 괴롭힘 신고사건 처리지침」을 개정했다. 종전에는 신고가 들어오면 노동청이 우선 사업장에 자체조사를 지시하고 그 결과를 받아 검토하는 흐름이 일반적이었다. 개정 지침은 몇 가지 유형을 노동청이 처음부터 직접 조사하는 사건으로 분류했다.

직접 조사 대상으로 제시된 것은 ① 사용자가 행위자인 사건, ② 최근 3년 안에 조사의무 위반으로 시정지시나 과태료를 받고 다시 위반한 사업장, ③ 사망자가 발생했거나 폭행·협박이 동반된 중대 사건, ④ 사업장이 조사를 거부하거나 시정지시에도 명백히 객관적인 조사를 하지 않은 사건 등이다. 여기에 더해, 신고인이 회사 조사 결과에 불복하면 노동청이 그 조사의 절차와 결과가 타당했는지를 따로 심사한다. 진정인이나 주요 참고인에게 진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거나, 합리적 이유 없이 증거가 배제됐거나, 행위자로 지목된 사람이 판단에 관여한 정황이 있으면 조사 결과 자체가 부정될 수 있다.

현장에서 이 개정이 갖는 실질적 의미는 하나다. 시설장이 행위자로 지목된 사건에서 "그래도 우리가 먼저 자체조사를 해서 정리해두자"는 판단이 이제는 잘 통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자체조사가 나중에 부실조사 사례로 검토될 여지가 생긴다. 이런 사건은 법인 사무국이나 이사회로 즉시 이관하거나, 신고인에게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 진정 경로를 안내하는 편이 절차상 안전하다.

이용자와 보호자의 폭언은 다른 법으로 간다

요양시설 생활지도원이 이용자 보호자에게 한 시간 넘게 욕설을 듣거나, 방문요양 요양보호사가 이용자 가족에게 모욕을 당하는 일은 드물지 않다. 이걸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하려다 "괴롭힘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답을 듣고 당황하는 경우가 있다. 근로기준법의 괴롭힘 조항은 기본적으로 사용자와 근로자, 근로자와 근로자 사이의 문제를 다루기 때문이다.

이 영역은 산업안전보건법 제41조가 맡는다. 고객 등 제3자의 폭언·폭행으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사업주는 폭언 금지 문구 게시나 음성 안내, 대응 매뉴얼 마련, 관련 교육 같은 예방조치를 해야 하고, 실제 피해가 발생하면 업무의 일시적 중단이나 전환, 휴게시간 연장, 치료·상담 지원, 필요한 경우 법적 절차 지원까지 하도록 정하고 있다. 근로자가 이런 조치를 요구했다는 이유로 해고나 불리한 처우를 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이고, 보호조치 자체를 하지 않으면 1천만 원 이하 과태료다.

그러니까 이용자·보호자 사건에서 시설이 해야 할 일은 괴롭힘 조사위원회를 여는 것이 아니라, 해당 직원의 담당 배정을 바꾸고 상담을 지원하고 그 사실을 문서로 남기는 것이다. 두 제도를 섞어 쓰면 절차는 절차대로 길어지고 정작 법이 요구하는 조치는 빠지는 결과가 된다.

지적은 대개 조사 내용이 아니라 기록에서 나온다

조사를 성실히 했는데도 문제가 되는 시설이 있다. 공통점은 기록이 없다는 것이다. 신고 접수일, 조사 착수일, 조사자 명단, 신고인·행위자·참고인 각각에게 진술 기회를 준 사실과 진술 내용, 피해자 보호조치 여부와 그에 대한 피해자의 의견, 조사 결과 통보일. 이 흐름이 문서로 남아 있지 않으면 나중에 "지체 없이 조사했다"는 것도, "피해자 의사에 반하지 않게 조치했다"는 것도 증명할 방법이 없다.

비밀 유지도 같은 무게로 봐야 한다. 조사에 참여하거나 보고를 받는 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을 피해자 의사에 반해 다른 사람에게 누설하면 500만 원 이하 과태료 대상이 된다. 시설 규모가 작을수록 "누가 신고했는지 다 안다"는 상황이 만들어지기 쉬운데, 조사자를 최소 인원으로 한정하고 회의록 보관 장소를 분리하는 것 정도는 규모와 상관없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신고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는 과태료가 아니라 형사처벌 영역이다. 신고나 피해 주장을 이유로 해고·징계·전보 등 불이익을 주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신고 직후 이루어진 인사 조치는 시기적 근접성만으로도 의심을 사기 쉬우므로, 정기 인사에 따른 이동이라도 사유와 시점을 별도로 기록해두는 편이 낫다. 상시 근로자 5명 미만 시설의 적용 범위나 개별 사안의 판단은 사업장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실제 사건이 접수됐다면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나 노무 자문에 확인하는 절차를 밟기를 권한다.

참고: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제76조의3, 제109조, 제116조 / 산업안전보건법 제41조 / 고용노동부 「직장 내 괴롭힘 신고사건 처리지침」 2026년 4월 개정(법률신문·법무법인 화우 뉴스레터 2026.06.26, 법무법인 태평양·김·장 법률사무소 해설 참조) / 서울노동권익센터 감정노동자 보호법 안내. 본문 수치는 2026년 8월 기준이며, 이후 법령·지침 개정으로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실무 정보를 정리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 1350) 또는 공인노무사에게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