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복지 정책·실무

시설 건물이 구청 소유인데, 배상책임보험을 우리가 또 들어야 하나

by 복지 회계노트 2026. 7. 29.

여름철 안전점검 공문에는 거의 매번 같은 줄이 붙어 온다. "보험 가입 증권 사본 제출." 캐비닛을 뒤지다 보면 한 번쯤 멈칫하는 지점이 있다. 우리 시설 건물은 구청 소유고 무상으로 빌려 쓰는데, 배상책임보험을 우리가 또 들어야 하나. 건물주가 이미 들어놨다면 그걸로 되는 것 아닌가. 결론부터 말하면, "또 든다"도 "안 들어도 된다"도 정답이 아니다. 증권을 펴놓고 두 줄만 확인하면 답이 나온다.

법이 요구하는 건 건물이 아니라 '두 가지 책임'이다

근거는 사회복지사업법 제34조의3(보험가입 의무)이다. 시설의 운영자는 손해보험회사의 책임보험에 가입하거나 한국사회복지공제회의 책임공제에 가입해야 한다. 이행해야 할 책임은 두 갈래다. 하나는 화재로 인한 손해배상책임, 다른 하나는 화재 외의 안전사고로 생명·신체에 피해를 입은 보호대상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다.

짧은 조문이지만 실무에서 걸리는 단어가 두 개 들어 있다. 첫째, 의무를 지는 주체는 '건물의 소유자'가 아니라 시설의 운영자다. 건물을 누가 가졌는지와 무관하게, 그 안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며 사고 시 책임을 지는 쪽이 가입 대상이다. 둘째, 담보의 성격은 '건물이 타면 건물값을 받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물어줘야 할 책임을 대신 져주는 것이다. 이 두 문장을 붙들고 있으면 대부분의 혼선이 정리된다. 미가입 상태가 확인되면 같은 법 제58조 제1항에 따라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대상이 된다.

그런데 '중복 가입'으로 지적받은 사례가 실제로 있다

충청북도사회복지협의회가 정리한 행정회계 지적사례에 이런 건이 있다. 군(郡) 소유 건물을 무상임차해 운영하던 지역아동센터인데, 이미 건물 소유자인 군이 한국지방재정공제회를 통해 그 시설물에 손해보험공제를 들어둔 상태였다. 그럼에도 센터가 건물 화재 관련 손해배상책임보험을 별도로 두 건이나 더 가입했고, 결국 중복 가입분 해지와 유사 사례 전수조사 지시를 받았다.

이 사례가 말해주는 건 명확하다. 담당자가 "의무니까 일단 들자"는 마음으로 가입하면 보조금이 새고, "건물주가 들었으니 됐겠지"라고 넘기면 정작 사고가 났을 때 면책 통지를 받는다. 두 실수의 방향은 반대지만 원인은 같다. 증권을 직접 읽지 않았다는 것.

증권에서 확인할 두 줄 — 피보험자와 담보 항목

건물주가 가입한 증권 사본을 받았다면, 표지의 상품명은 넘기고 두 곳만 본다. 첫째는 피보험자란이다. 소유자인 지자체나 법인만 적혀 있고 우리 시설(운영주체)이 없다면, 그 보험은 소유자의 손해를 메워줄 뿐 우리가 이용자에게 물어줄 돈과는 무관하다. 둘째는 담보 항목이다. '재물손해' 담보는 건물과 집기가 망가졌을 때 복구비를 주는 것이고, 이용자가 다쳐서 시설이 배상해야 하는 돈은 '배상책임' 담보에서 나온다. 이름이 비슷해 보여도 지갑이 다르다.

두 줄 다 우리 시설이 들어가 있고 배상책임 담보가 붙어 있으면 추가 가입이 불필요할 수 있다. 하나라도 비어 있으면 그 부분만 채우는 방식으로 설계하면 된다. 어느 쪽이든 판단 근거를 문서로 남겨두는 편이 좋다. 다음 점검 때 "왜 안 들었나" 또는 "왜 두 건이나 들었나"를 묻는 사람은 대개 작년 담당자가 아니다.

증권 한 장이 덮지 못하는 사람들

조문이 명시한 배상 대상은 '보호대상자', 즉 시설을 이용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시설 안에서 다치는 사람이 이용자만은 아니다. 여름은 특히 그렇다. 방학을 맞은 학생 봉사자가 몰리고, 후원 기업의 단체 봉사가 잡히고, 행사에 지역 주민이 드나든다.

다친 사람 일차적으로 찾아갈 곳
시설 이용자(보호대상자) 시설 배상책임보험·책임공제
종사자(근로자) 산업재해보상보험
자원봉사자 자원봉사 종합보험 등 별도 보험(등록 여부 확인 필요)
방문객·행사 참가자 증권상 담보 범위에 따라 달라짐 — 사전 확인 필요

표의 오른쪽 칸이 비어 있는 사람이 시설에 드나들고 있다면, 그게 여름 안전점검에서 실제로 챙겨야 할 항목이다. 특히 대규모 봉사 일정을 받아두고 봉사자 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당일을 맞는 경우가 적지 않다. 봉사자 등록 경로에 따라 자동으로 보험이 적용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가 갈리므로, 일정 확정 시점에 관할 자원봉사센터에 한 번 확인해두는 편이 안전하다.

가장 조용한 사고 — 갱신 사이에 생기는 공백

보험 관련 지적 중 가장 허무한 유형은 미가입이 아니라 공백이다. 회계연도는 1월 1일에 시작하는데 보험기간은 대개 첫 가입일에 맞춰 굴러간다. 예를 들어 기존 증권 만기가 3월 15일이고, 예산 배정을 기다리다 4월 1일자로 새 계약을 체결했다고 하자. 그 사이 17일 동안 시설은 무보험 상태였다. 이 기간에 사고가 나면 보험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서류상으로는 "가입돼 있음"으로 보이기 때문에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다는 점이 더 나쁘다.

보험 만기일은 담당자 캘린더가 아니라 시설 공용 일정에 넣어두는 편이 낫다. 인사이동이 잦은 자리일수록 그렇다. 만기 60일 전 알림 하나면 예산 확보와 견적 비교에 필요한 시간을 벌 수 있다.

보험료는 어떤 돈으로 내나

가입 의무는 법에 있지만, 보험료를 어느 예산에서 어떻게 집행하는지는 시설 유형과 지자체 보조 방식에 따라 다르다. 지자체에 따라 시설 보험료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보조하는 곳도 있으므로, 자체 예산으로 전액 부담하기 전에 관할 시·군·구 시설 담당 부서에 보조 여부를 먼저 물어보는 순서가 합리적이다. 이미 확정된 예산에 보험료 항목이 빠져 있다면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반영하는 방법을 검토하게 된다.

보건복지부 '사회복지시설 관리안내'의 안전관리 항목에도 보험 가입 여부 확인이 별도로 들어 있다. 점검 나오는 사람의 체크리스트에 이미 한 줄이 잡혀 있다는 뜻이다. 여름 점검 공문을 받았다면, 증권을 꺼내 피보험자와 담보 항목 두 줄을 확인하고 만기일을 달력에 옮겨 적는 것 — 오늘 할 수 있는 일은 그 정도이고, 대체로 그 정도면 충분하다.

함께 보면 좋은 글로는 의무 미이행 시 과태료가 걸리는 또 다른 사안을 다룬 「야간근무가 있는 복지시설이라면, 일반건강검진만으로는 안 됩니다」와, 예산에서 빠진 항목을 뒤늦게 반영하는 절차를 정리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제출 기한 글을 권한다.

참고: 사회복지사업법 제34조의3(보험가입 의무)·제58조(과태료), 충청북도사회복지협의회 「사례로 보는 행정회계」 손해배상책임보험 중복가입 지적사례, 보건복지부 「사회복지시설 관리안내」 안전관리 편. 본문 수치는 2026년 7월 기준이며, 시설 유형·지자체 조례·보조금 지침에 따라 적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개별 보험의 보상 여부는 증권 약관과 보험사 판단에 따르므로, 구체적인 사안은 관할 시·군·구 및 가입 보험사·공제회에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