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경제학8 가용성 휴리스틱, 떠오르기 쉬운 일이 흔한 일처럼 느껴진다 영어 단어에서 알파벳 K는 첫 글자로 더 자주 나올까, 세 번째 글자로 더 자주 나올까. 1973년에 이 질문을 받은 사람들 대부분은 첫 글자라고 답했습니다. kangaroo, kitchen 같은 단어가 먼저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실제로는 세 번째 자리에 오는 경우가 두 배가량 많았습니다. 가용성 휴리스틱은 이렇게 '떠올리기 쉬운 정도'를 '실제로 자주 일어나는 정도'로 바꿔치기하는 마음의 지름길을 가리킵니다.기억의 검색 속도가 빈도로 둔갑한다트버스키와 카너먼이 1973년 Cognitive Psychology에 실은 연구는 이 현상을 여러 각도에서 보여 줍니다. 유명한 여성의 이름과 덜 유명한 남성의 이름을 섞어 들려주면, 사람들은 유명한 쪽 성별이 목록에 더 많았다고 답했습니다. 이름의 개수가 아니라 .. 2026. 8. 6. 앵커링 효과, 먼저 나온 숫자가 판단을 끌고 간다 숫자를 판단하기 전에 아무 상관 없는 숫자를 하나 보여 준다. 그것만으로 사람들의 답이 그 숫자 쪽으로 끌려간다. 심리학에서 앵커링 효과라고 부르는 현상이다. 배가 닻을 내리면 그 주변을 맴돌 듯, 처음 들어온 숫자가 기준점이 되어 이후 판단이 그 근처에서 움직인다. 문제는 이게 물건값에만 작용하는 게 아니라, 예산서와 견적서와 협상 테이블에서 매일 작동한다는 점이다.기준점을 조금씩 조정하다 멈춘다앵커링이 잘 작동하는 이유는 우리가 숫자를 백지에서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값을 추정할 때 사람은 일단 손에 잡히는 숫자에서 출발해 위아래로 조금씩 움직이며 답을 찾는다. 그런데 이 조정이 대개 부족한 상태에서 멈춘다. 출발점이 어디였느냐에 따라 도착점이 달라지는 이유다.앵커링이 까다로운 것은, 앵커가 있.. 2026. 8. 5. 계획 오류, 서류 준비는 왜 늘 마감 직전에 몰리나 서류 하나 떼서 내면 되는 일이었다. 달력에는 "수요일 오전"이라고만 적어 두었다. 실제로는 먼저 뗀 서류의 발급일이 오래돼 다시 발급받았고, 담당자가 자리를 비운 날이 하루 끼었고, 양식이 바뀌었다는 말에 처음부터 다시 썼다. 수요일 오전이 다음 주 화요일이 되었다. 이 일이 특별히 운이 나빴던 것은 아니다. 반복되는 데는 이름이 있고, 그 이름이 계획 오류다.계획 오류가 정확히 무엇인가계획 오류는 자기가 할 일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실제보다 적게 잡는 경향을 가리킨다.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가 1979년에 이름을 붙인 개념이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원인이 '낙관적인 성격'이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는 계획을 세울 때 그 일이 순조롭게 풀리는 단 하나의 시나리오를 머릿속에서 돌린다. .. 2026. 8. 3. 이미 낸 돈이 판단을 망칠 때: 매몰비용 오류 여섯 달치를 결제한 헬스장에 두 달째 안 가고 있다. 그만두자니 낸 돈이 아깝고, 다니자니 갈 때마다 억지스럽다. 결국 "이미 냈으니까"라는 말로 스스로를 설득하며 몇 번 더 가고, 또 안 간다. 이 상황에서 진짜 이상한 부분은 따로 있다. 이미 낸 돈은 내가 가든 안 가든 돌아오지 않는데, 그 돈이 앞으로의 선택을 결정하고 있다는 점이다.이미 쓴 것은 선택지가 아니다매몰비용은 이미 지출했고 어떤 선택을 하든 회수할 수 없는 비용을 말한다. 합리적인 판단이라면 앞으로 들어갈 비용과 앞으로 얻을 이익만 비교해야 한다. 이미 나간 돈은 양쪽 선택지에 똑같이 얹혀 있으므로 비교에서 상쇄된다. 그런데 사람은 그 돈을 계속 셈에 넣는다. 이것을 매몰비용 오류라고 부른다.이 오류가 잘 알려진 사례는 초음속 여객기 .. 2026. 8. 2. 이전 1 2 다음